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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끝나지 않은 항로》 (10)
주체108(2019)년 출판

  시창아래로 아름다운 조국의 대지가 끝없이 흘러지나갔다.
  비행기가 안전하게 고도를 취하자 그이께서는 심취된듯 흘러가는 조국의 아름다운 산과 강 그리고 도시들을 시창아래로 내려다보시였다.
  멀리 산발우에서 등산을 하던 아이들이 올망졸망 모여 하얀 등산모며 포충망을 흔들며 비행기를 향해 손젓는 모양이 얼핏 눈에 띄우시였다.
  열심히 손을 젓던 아이들이 무어라고 손나팔까지 해대며 웃고 떠든다.
  김정은동지께서는 아이들이 자신의 모습을 알아볼수 없다는것을 모르시지 않으셨지만 환한 미소를 지으시고 그들을 향해 손을 저어주시였다.
  (아이들아, 지금 너희들이 손을 젓고있는 이 비행기를 어느분께서 조종하시는지 안다면… 아마 지금처럼 웃고 떠들지는 못할게다. 하지만 너희들은 똑똑히 기억해두거라. 바로 오늘이 경애하는 원수님께서 손저어 너희들의 미래를 축복해주신 날이라는것을.)
  강규성은 가슴속으로 불뭉치같이 뜨거운것이 흘러드는것을 느끼며 그이의 모습을 우러러 눈을 슴벅이였다.
  《오늘은 날씨가 참 좋소. 저걸 보오. 저 푸른 산발, 드넓은 옥야, 금수강산 내조국이 마치 한폭의 그림처럼 안겨드는구만. 오늘같은 날에는 비행사들이 견시비행을 해도 되겠소.》
  옆좌석에 앉았던 강규성은 엉거주춤 일어서려 하다가 비행조종실이라는것을 깨닫고 다시 자세를 바로잡으며 말씀드리였다.
  《경애하는 원수님, 그래도 계기를 보셔야 합니다.》
  김정은동지께서는 걱정이 어린 강규성의 얼굴을 즐겁게 바라보시며 호탕하게 웃으시였다.
  《하하, 아무래도 총국장동무가 나의 비행조종술에 마음이 놓이질 않는 모양이구만.》
  《아, 아― 아닙니다. 제 비행근무년한 수십년에 이렇듯 훌륭한 비행술은 처음 봅니다.》
  얼굴이 뻘겋게 달아오른 강규성은 황황히 손을 내저었다.
  《계기에 의한 비행도 중요하지만 견시비행은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오.
  갑자기 계기가 고장나는 경우 견시비행에 숙련되지 않고서는 비행임무를 제대로 수행할수 없습니다. 국내정기항로로는 앞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실어날라야 하는만큼 려객기승조원들은 언제나 어떤 정황에도 원만히 대처할 능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그제야 강규성은 김정은동지께서 우정 강도높은 훈련정황을 스스로 제시하고 비행기를 조종해나가신다는것을 깨달았다.
  《경애하는 원수님, 사실 전 지금껏 <비행사는 계기를 믿으라.>하고 신임비행사들을 교육해왔고 또 그것을 어길수 없는 철칙으로 삼게 하였습니다. 비행사가 아무리 경험이 풍부하고 숙련정도가 높다 해도 과학성과 객관성이 겸비된 비행계기를 당할수 없다고 말입니다.
  그러다보니 이제는 비행년한이 오래고 경험이 풍부한 비행사들조차 견시비행조건이 충분한 맑은 날씨에도 전적으로 계기에만 매달리고있습니다.》
  강규성은 저으기 자책어린 목소리로 성근하게 자기를 반성하였다.
  《배짱군 강규성이답지 않게 뭘 그리 심각해서 그러오.》
  김정은동지께서는 미더운 눈길로 강규성을 바라보시다가 의미있게 고개를 끄덕이시였다.
  비행기는 고르로운 동음을 울리며 북쪽방향을 향해 날으고있었다.
  《저기 보이는것이 금천강이 아니요?》
  《옳습니다. 금천강입니다.》
  강규성이 서둘러 말씀올렸다. 해빛에 번쩍이는 푸른 강줄기를 명상에 잠겨 바라보시는 김정은동지의 안광에 그윽한 추억의 빛이 짙게 어리시였다.
  《그전에 내가 비행기를 타고 다닐 때 비행기가 금천강을 지나면 착륙을 하기 위하여 고도를 낮추군 하였습니다. 그럴 때면 오늘도 장군님께서 비행장에 나오시여 나를 기다리겠구나 하는 생각으로 마음이 몹시 설레이군 하였습니다. 장군님께서는 어린시절부터 나에게 비행조종술을 익혀주시려고 많은 품을 들이셨습니다.》
  강규성은 그이의 감회깊은 추억에 눈굽이 젖어들었다.
  시간도 어지간히 흘렀다.
  김정은동지께서는 수시로 변화되는 불의의 정황을 높은 비행조종술로 헤쳐나가시며 마침내 비행기를 예견했던 비행장상공부근까지 무사히 몰아가시였다.
  《성공입니다. 마지막 북부항로가 가장 안전하게… 개척되였습니다.》
  규성은 마치 어린애처럼 환성을 올리며 억제할수 없는 기쁨을 터뜨렸다.
  《경애하는 원수님, 이제는 저에게 조종간을 맡겨주십시오.》
  가슴가득 차오르는 뜨거운 격정을 억누르며 강규성은 그이께 어서 조종간을 넘겨주실것을 거듭 요청했다.
  《아직 기뻐하긴 이릅니다. 지난 기간 일어난 비행사고들을 보면 대체로 착륙할 때 많이 생기였습니다.》
  비행기는 기수를 돌려 비행장주변을 선회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