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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끝나지 않은 항로》 (11)
주체108(2019)년 출판

  그런데 여느때 같으면 벌써 시야에 비껴들었어야 할 비행장의 륜곽이 보이지 않았다.
  《기류상태가 나빠진것 같습니다. 비행장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현재 시정은 5㎞입니다.》
  강규성이 저으기 긴장하여 계기판을 내려다보았다.
  《그렇소. 정말 시정이 좋지 못하구만. 계속 강하하겠소.》
  비행기가 비행장상공 600m높이에 이르렀을 때였다.
  김정은동지께서는 불시에 환성에 가까운 음성으로 말씀하시였다.
  《난 비행장을 보았소.》
  《이제는 자동착륙계기만 따르면 됩니다.》
  가슴을 조이고있던 강규성의 기쁨에 넘친 목소리였다.
  《난 견시비행으로 착륙하겠소. 정확한가 동무들이 한번 검열해보오. 승조협동으로 넘어갑시다.》
  김정은동지께서는 조종간을 굳게 틀어잡으신채 승조원들을 믿음어린 눈길로 둘러보시였다. 비행기가 활주로를 향해 육박하기 시작했다.
  그이께서는 옆좌석에 앉아 계기판만 긴장하게 주시하고있는 강규성에게 임무를 주시였다.
  《총국장동무, 비행기가 활주로에 접근할 때 강하속도를 표준보다 약간 더 높게 유지하오. 그래야 비행기가 가볍게 접지할수 있소.》
  《알았습니다.》
  비행기가 드디여 활주로에 가볍게 내려앉았다.
  순간 조종실에서는 《만세!》의 함성과 박수가 터져올랐다.
  하지만 김정은동지께서는 무엇인가 미흡하신듯 강규성이쪽으로 시선을 돌리시였다.
  《비행기가 착륙할 때 좌측바퀴가 먼저 닿는감을 느꼈는데 총국장동문 느끼지 못했소?》
  《아닙니다. 착륙이 아주 잘되였습니다.》
  《그렇다면 좋소. 비행기가 배풍을 받으면서 착륙하다보니 활주로접지점이 앞으로 좀 나간것 같소.》
  《불과 몇m입니다. 아무리 최우수비행사의 표준접지점이라 해도 보통 수백m의 편차를 기준으로 하는데 이건 정말 놀라운 기록입니다.》
  강규성은 뜨거운것을 삼키며 정중히 대답올렸다.
  드디여 비행기가 완전히 멎어섰다.
  《긴장하게 비행기를 조종해서 그런지 다리가 몹시 아프구만.》
  김정은동지께서는 조종간을 놓으시고 강직이 온 다리를 천천히 두드리시였다. 그이의 옷깃은 땀으로 온통 젖어있었다.
  《경애하는 원수님!》
  강규성은 그때 물속에 들어갔다 나온듯 온몸이 푹 젖어있었다.
  승조원모두가 눈을 슴벅이며 그이의 모습을 우러렀다.
  김정은동지께서는 강규성을 비롯한 승조원들을 한명한명 둘러보시다가 생각깊으신 어조로 말씀하시였다.
  《사실 비행기를 탄다는게 헐치 않습니다. 비행기를 타는 일이 힘들고 위험하기때문에 비행훈련을 할 때마다 지휘관들도 가족들도 마음을 놓지 못하는것입니다. 그래서 내가 꼭 비행기를 타보아야겠다고 결심한것입니다. 내가 비행기를 타고 직접 조종해보아야 비행사들에게 언제나 자기들이 날으는 항로우에 내가 함께 있다는 마음을 심어주고 힘과 용기를 북돋아줄수 있습니다.》
  강규성은 목안이 꺽 메여올라 더 말을 잇지 못하였다.
  《우리 비행사들은 나의 가까운 혁명동지, 혁명전우이며 동지들과 영원히 생사를 함께 하려는것은 나의 확고한 결심입니다. 나는 앞으로도 책임승조장이 되여 모든 비행사들과 함께 항로를 날으는 심정으로 계속 비행기를 탈것입니다.》
  눈부신 태양이 찬란한 빛을 뿌리고있었다.
  이 시각 그는 시인이 되고싶었다. 저 하늘 끝까지 울려가도록 자기의 가슴속 웨침을 터뜨리고싶었다.
  《경애하는 원수님, 제가 시 한수를 읊겠습니다.》
  그의 뜻밖의 청에 곁에 있던 일군들과 비행승조원들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강규성을 바라보았다.
  김정은동지께서는 호탕하게 웃으시였다.
  《우리 총국장동무가 시를 읊겠다?! 거 정말 희한한 일이요. 어디 한번 들어보기요.》
  강규성은 저도 모르게 흥분된 어조로 혁명시인 리찬이 지은 《김일성장군찬가》를 정열적으로 읊었다.
  시를 읊어나가는 강규성의 눈앞에는 경애하는 원수님께서 개척해주신 정기항로를 따라 행복의 웃음꽃을 날리며 내 조국의 푸른 하늘을 마음껏 날으는 아이들의 모습이, 세상에 부럼없는 인민들의 모습이 눈에 선히 보이는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