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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사랑의 탑》 (5)
2021년 창작

  사진사아지미가 숨이 턱에 닿을듯이 달려오는 충일이와 림명이를 반갑게 맞아주었습니다.
  림명이는 다짜고짜로 사진사아지미의 손부터 덥석 잡았습니다.
  《사진사아지미, 이젠 우릴 좀 찍어주세요. 궤도회전반을 타려는데 빨리 우리랑… 에-취.》
  입에 베아링이라도 물린것처럼 재빠르게 말하던 림명이가 그만 숨이 꼴깍 막혀 재채기를 했던것입니다.
  《호호호, 덤비긴…》
  사진사아지미는 림명이의 등을 가볍게 다독여주었습니다.
  이번에는 충일이가 소년단경례를 깍듯이 하며 한발 나섰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사진사아지미, 궤도회전반을 타는 우릴 좀 찍어주세요. 아주 멋들어지게 찍어주세요.》
  어느새 충일이도 사진사아지미의 손을 잡아끌었습니다.
  《그래그래, 어서 가서 찍자꾸나.》
  《야!》
  충일이와 림명이는 사진사아지미의 량쪽팔에 꼭 매달려 궤도회전반이 있는곳으로 깡충깡충 달려갔습니다.
  어느새 충일이와 림명이는 서로 내기라도 하려는듯 서둘러 뛰여올라가 궤도회전반좌석에 가볍게 몸을 실었습니다.
  기다리기라도 한듯이 원반처럼 생긴 궤도회전반은 량쪽으로 높이 솟은 궤도길을 따라 빙글빙글 춤을 추며 아이들의 마음을 둥둥 띄워주었습니다. 그옆의 3중회전반도 지지 않으려는듯 아이들을 태우고 밤하늘을 헤가르며 뱅글뱅글 돌아갔습니다.
  회전반이 더 높이 오를수록 충일이네는 두손을 하늘높이 쳐들며 좋아라 환성을 올렸습니다.
  사진사아지미는 너무 좋아 어쩔줄을 몰라하며 웃고 떠드는 두 소년의 모습을 순간이라도 놓칠세라 열심히 사진기에 담았습니다.
  유희기구가 멎자 제일먼저 뛰여내린 림명이가 온몸을 부르르 떨며 말했습니다.
  《에이, 혼났다. 난 정말… 아짜아짜해서… 두눈을 꼭 감고 진땀만 뽑았어.》
  충일이가 팔꿈치로 림명이의 옆구리를 툭 치며 쏴주었습니다.
  《넌 참 겁쟁이야. 몸집이 그렇게 황소만 해가지고 무슨 겁이 그리도 많니? 난 한 열번은 더 타봤으면 좋겠더구나.》
  그 말에 림명이는 입을 딱 벌렸습니다. 그 모양이 우스워 충일이는 까르르 웃음보를 터뜨렸습니다.
  《하하하, 분명 그 인상일거야. 지금 너의 그 모습이 사진기에 찍혔으면 어쩐다?》
  《엉? 아니, 그건… 에익, 우리 다시 타자. 이번엔 아예 두눈을 부릅뜨고 탈테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