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작품들을 감상해보십시오 - 서고
단편소설 《사랑의 탑》 (7)
2021년 창작

  충일이는 사진사아지미가 곁에 있다는것도 다 잊은채 림명이에게 따지고들었습니다.
  《아, 아, 네가… 오늘 아침에 잠꼬대 하잖았니? 꿈… 꿈을 꾸었단말이야, 꿈!》
  《뭐, 꿈?》
  그제서야 생각이 났는지 충일이는 벌씬 웃으며 뒤더수기를 긁었습니다.
  《에라, 동무따라 강남도 간다는데 아무렴 이 림명이가 충일이따라 급강하탑에야 못 오를가? 나두 타겠어. 너랑 함께 멋들어지게 사진이랑 찍겠단 말이야, 영원히 잊지 못할 기념이 되게!》
  림명이가 두손을 허리에 척 얹으며 앞가슴을 쑥 내밀어보였습니다.
  《좋아!》
  충일이와 림명이는 서로 꼭 그러안고 머리를 비볐습니다.
  《자, 어서 급강하탑에 올라라. 아지미가 너희들의 용감한 모습을 멋있게 찍어줄게.》
  《야!》
  충일이와 림명이는 헤덤벼치며 출입구쪽으로 뛰여갔습니다.
  그런데 이때 급강하탑운전공아저씨의 엄한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가만, 학생은 안되겠다. 옆으로 나서거라.》
  그러더니 모여선 애들중에서 충일이또래의 학생들을 한명한명 채로추듯 골라내는것이였습니다.
  《왜 그럴가?》
  충일이와 림명이가 영문을 몰라 머리를 기웃거렸습니다.
  이때 운전공아저씨가 한옆에 따로 줄세워놓은 서너명의 학생들을 쭉 훑어보고나서 입을 열었습니다.
  《이 급강하탑에는 키가 큰 학생들만 태우게 되여있단다.》
  (키가 큰 학생들만?!)
  충일이와 림명이는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두눈을 크게 떠올렸습니다.
  충일이는 그만 억이 막혔습니다. 급강하탑을 타고 하늘높이 오르는 사진을 크게 찍어서 학급동무들에게 한번 으시대보자던 자기의 멋들어진 계획이 물거품처럼 되여버렸기때문입니다.
  시들해서있는 충일이를 보며 사진사아지미는 참 아쉬운 표정을 지었습니다.
  《참 안됐구나. 이담에 다시 와서 타보렴. 그때 아지미가 꼭 찍어주마.》
  사진사아지미는 다른 애들의 손에 이끌려가며 궤도회전반에서 찍은 사진을 멋있게 뽑아놓겠으니 인차 찾으러 오라고 재삼 당부하였습니다.